학술성과

도시인문학총서

도시인문학총서 27 :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

제목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

지은이 강우성, 김성호, 박인찬, 유선무, 이동신, 정희원, 황정아


< 책소개 >


코로나19와 ‘디지털 포스트휴먼’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감염병 대유행은 근대적 휴먼 너머의 포스트휴먼으로의 전회를 본격화했다. 팬데믹으로 대면 접촉이 제한되고, 디지털 기술을 통과하는 비대면(언택트) 연결이 대안적 만남과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코로나19 이후 인간은 어떻게 달라질까? 비대면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매체와 결합하는 강도가 높아진 우리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어떤 포스트휴먼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코로나19는 어떤 포스트휴먼을 탄생시키는가? 팬데믹은 포스트휴먼을 적극적으로 사유할 것을 요청한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에 의한 인간과 비인간의 혼종적 결합의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디지털 포스트휴먼’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이 책에 따르면 오늘날 디지털 기기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도구 이상의 적극적 역할을 한다. 디지털 매체는 “인간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이는 디지털 매체가 “단순히 중개자”가 아니라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디지털 매체 이전의 인간과 그 이후의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론적 위상”을 지닌다.(6쪽)


포스트휴먼은 신체성을 탈각한 존재인가?


디지털과 신체성이라는 말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포스트휴먼과 신체성 역시 마찬가지인데, 디지털이나 포스트휴먼 같은 낱말은 어떤 가상세계 속에 존재할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1부 ‘포스트휴먼 신체와 공생의 거주하기’는 그러한 통념과 거리를 두면서 포스트휴먼적 전회는 오히려 신체성 개념의 갱신을 요청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두 편의 글을 수록했다.


김재희의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 주체가 될 수 있는가?」는 “인간중심적-개체중심적 휴머니즘”을 극복하기 위해서 프랑스 철학자 질베르 시몽동 철학이 제공하는 “개체초월적 인간-기계 앙상블”이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 글은 “인간 자신에 의한 탈-휴먼화 과정과 기술 매개의 존재론적 진화가 과연 또 다른 소외와 예속화의 길로 나아갈지, 아니면 새로운 휴머니즘을 창출할 주체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지”(21쪽)라는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한다. 김은주의 「포스트휴먼 신체와 공생의 거주하기」는 포스트휴먼의 신체를 “결합과 변이의 정동을 담아내고 지속하면서 변이하는 정동체”라고 이해하자고 제안한다. 포스트휴먼 신체를 이렇게 이해할 때 그것은 “한 개체로서 존재하기만이 아니라, 개체군으로 존재하는 거주하기의 방식의 모색을 촉구”(93쪽)한다는 점을 밝힌 뒤, 이 글은 다종적 얽힘을 긍정하는 “공생의 거주하기”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웹소설 혼합현실 서사, 사이보그적 글쓰기, 디지털 도시화 이후 페미니즘 실천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


대면보다는 디지털 소통이 위주가 된 시대에 우리 마음과 신체는 갈가리 쪼개져 다양한 가상현실, 증강현실 속에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고, “사이보그” 같은 새로운 용어로 포착할 수밖에 없는 형상을 띠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대중문화, 문학, 그리고 사회적 저항의 형태와 내용을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


2부 ‘디지털 혼합현실과 사이보그’에 수록된 유인혁의 글 「한국 혼합현실 서사에 나타난 ‘디지털 사이보그’ 표상 연구」는 혼합현실과 사이보그가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빈번히 출현하는 것을 웹소설을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혼합현실의 공간은 현대사회의 대안적 유토피아로, 사이보그는 기존의 사회적 한계를 극복하는 전복적 주체로 나타난다.”(106쪽)고 분석한다. 이양숙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시대의 호모데우스와 사이보그 글쓰기」는 윤이형의 단편소설 「캠프 루비에 있었다」를 중심으로 “사이보그적 글쓰기와 상상력은 과연 다른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가 될 수 있는가”(166쪽)를 질문한다. 이현재의 「디지털 도시화와 사이보그 페미니즘 정치 분석」은 “디지털 도시화 시대”에 출현한 사이보그-페미니스트의 실천을 검토하면서 “디지털 도시화는 새로운 육체성과 경험의 방식을 낳았고 이러한 새로운 존재론과 인식론에 기반한 디지털 페미니즘은 기존과는 다른 이슈를 제기할 수밖에 없음”(175쪽)을 보여준다.


디지털 포스트휴먼 시대는 어떤 윤리를 필요로 하는가?


이 책이 ‘포스트휴먼’이라는 단어로 집약하는 근래의 사회 변화는 다양한 종류의 윤리적 난제들을 동반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사유를 지속적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 3부 ‘디지털 감각의 변화와 포스트휴먼 윤리’에는 이 같은 현실적인 필요에 부응하는 글 세 편이 수록되었다.


먼저 이중원의 「포스트휴먼과 관계의 인문학」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인공지능 시대”로 진단하고, “기계의 인간화”와 “인간의 기계화”(216쪽)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를 둘러싼 윤리적 문제들에 인문학이 어떻게 응답해야 할 것인지를 질문한다. 홍남희의 「디지털 포스트휴먼 시대의 윤리」는 비대면 상황에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대폭 증가하면서 혐오 표현, 가짜뉴스 같은 “디지털 쓰레기”의 유통 역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 개입하는 글이다. 이 글은 “디지털 쓰레기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둘러싼 인간, 기술 문화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면서 ... 팬데믹 이후 디지털 문화의 방향성을 고민한다.”(243쪽) 이광석의 「감염병 재앙 시대 포스트휴먼의 조건」은 인터넷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던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현실이 어떤 새로운 ‘예속’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본주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사회적 감각을 회복하고 발굴”(268쪽)하자고 말한다. 




< 목차 >


서문 : 매체와 감각으로 디지털 포스트휴먼의 조건을 사유하다 (김은주) 5


1부 디지털 포스트휴먼 신체성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 주체가 될 수 있는가? (김재희) 18

포스트휴먼 신체와 공생의 거주하기 : 정동체로서 포스트휴먼 신체 (김은주) 60


2부 디지털 혼합현실과 사이보그

한국 혼합현실 서사에 나타난 ‘디지털 사이보그’ 표상 연구 : 웹소설을 중심으로 (유인혁) 104

자본주의 리얼리즘 시대의 호모데우스와 사이보그 글쓰기 (이양숙) 139

디지털 도시화와 사이보그 페미니즘 정치 분석 : 인정투쟁의 관점에서 본 폐쇄적 장소의 정치와 상상계적 정체성 정치 (이현재) 173


3부 디지털 감각의 변화와 포스트휴먼 윤리

포스트휴먼과 관계의 인문학 (이중원) 214

디지털 포스트휴먼 시대의 윤리 : 플랫폼, 개인, 그리고 디지털 쓰레기 (홍남희) 240

감염병 재앙 시대 포스트휴먼의 조건 : 인터넷과 사회적 감각 밀도의 공진화 (이광석) 265


수록글 출처 292

글쓴이 소개 294 




< 글쓴이 소개 >


김은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 교수로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들뢰즈와 브라이도티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트휴먼의 윤리학과 페미니즘 그리고 시민권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공저), 『정신현상학 : 정신의 발전에 관한 성장소설』, 『여성-되기 : 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변신』, 『트랜스포지션 : 유목적 윤리학』(공역), 『페미니즘을 퀴어링!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이론, 실천, 행동』(공역) 등이 있다.


김재희

을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베르그손의 무의식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와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역임. 현대프랑스철학, 포스트휴머니즘, 기술철학, 정보철학 등 연구. 저서로 『시몽동의 기술철학 : 포스트휴먼 사회를 위한 청사진』, 『베르그손의 잠재적 무의식』, 『물질과 기억 : 반복과 차이의 운동』, 『현대프랑스철학사』(공저),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공저),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 질베르 시몽동의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 앙리 베르그손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자크 데리다 와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에코그라피 ― 텔레비전에 관하여』(공역), 가라타니 고진의 『은유로서의 건축 : 언어, 수, 화폐』 등이 있다.


유인혁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한국 근대문학에서 웹소설에 이르는 다양한 서사 형식에 나타난 공간적 실천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한국 근대문학의 용산」, 「한국 웹소설은 네트워크화된 개인을 어떻게 재현하는가?」 등이 있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 전공 교수로 일한다. 비판적 문화연구 저널 『문화/과학』 공동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문화연구, 플랫폼과 커먼즈 연구, 인류세, 포스트휴먼, 비판적 제작 문화 등에 걸쳐 있다. 저서로 『디지털의 배신』, 『데이터 사회 비판』, 『데이터 사회 미학』, 『뉴아트행동주의』, 『사이방가르드』, 『옥상의 미학노트』 등이 있으며, 기획 및 편저로는 『사물에 수작부리기』, 『불순한 테크놀로지』,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 등이 있다.


이양숙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디지털도시문명과 도시공동체, 도시인의 감정과 친밀관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 근대문학과 동아시아 2 : 중국』(공저), 『임화문학연구 5』(공저), 『현대소설과 글로벌폴리스』, 『1930~40년대 경성의 도시체험과 도시문제』(공저), 『서울의 인문학』(기획편찬), 『‘조선적인 것’의 형성과 근대문화담론』(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디지털 시대의 경계불안과 포스트휴먼」, 「한국소설의 비인간 전환과 탈인간중심주의」, 「김광주 소설에 나타난 탈경계의 의미」, 「대도시의 미학과 1990년대 한국소설」, 「한국문학과 도시성」 등이 있다.


이중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시립대학교 인문대학 학장 및 교육대학원장, 교육인증원장을 지냈고, 한국과학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철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공저로 『인문학으로 과학 읽기』, 『서양근대철학의 열 가지 쟁점』, 『과학으로 생각한다』, 『욕망하는 테크놀로지』, 『양자·정보·생명』, 『인공지능의 존재론』, 『인공지능의 윤리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가 있다.


이현재

2008년부터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다. HK사업 ‘글로벌폴리스의 인문적 비전’을 통해 도시인문학의 기초를 확립하는 일을 함께 해 왔으며 현재는 인문사회연구소 사업 ‘디지털폴리스의 인문적 비전’에 참여하는 등 도시인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몸, 섹슈얼리티, 젠더 등을 신유물론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여성혐오, 그후 : 우리가 만난 비체들』, 공저로는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 등이 있다. 공역서로 에드워드 소자, 『포스트메트로폴리스 2』, 낸시 프레이저 외,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 등이 있다.


홍남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에 소속되어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중심으로 미디어 문화 및 역사, 미디어 병리 및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SNS 검열』, 『AI와 더불어 살기』(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젠더 평등과 미디어」, 「언택트 시대 넷플릭스와 영화」, 「유동하는 청년들의 미디어 노동」, 「미투 운동(#Metoo) 보도를 통해 본 한국 저널리즘 관행과 언론사 조직 문화」(공저) 등이 있다.